메리크리스 마스!
질병 이름이 '크리스마스'인 병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성탄절과는 관련이 없구요.
다른 이름은 B형 혈우병(haemophilia B)에요.
혈우병은 피가 멎지 않는 병이구요.
원인에 따라 몇 가지 타입으로 나눕니다.
탈무드에 따르면 2세기에 유태인 랍비였던 레베는
첫째, 둘째 아들이 할례를 받다가 죽게 되면
셋째 아들은 할례를 받지 못하게 하였다고 해요.
그런 규칙이 만들어진 이유는 혈우병 때문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대영제국의 빅토리아 여왕이었습니다.
영국의 가장 화려한 시기를 이끌던 여왕이었는데요.
네 아들 중 1명은 혈우병으로 사망했고,
딸들이 영국, 스페인, 독일, 러시아 왕가로 혈우병을 퍼뜨려서
4세대 만에 10명의 혈우병 환자와 6명의 보인자 여성이 태어났습니다.
그래서 '왕가의 병'이라고 하기도 했대요.
혈액 응고 과정은 좀 복잡한데요.
혈우병 B는 제 IX인자(factor IX)가 부족해서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구요.
유전적으로 발생합니다.
X염색체로 유전되서 남자한테만 생겨요.
여자는 X염색체가 두 개여서 하나가 문제가 있어도
문제가 있는 유전자를 보유하기만 할 뿐 병이 발생하지는 않는 보인자가 됩니다.
여튼 혈우병B가 크리스마스 병이 된 이유는
1952년 이 병을 최초로 진단 받은 환자의 이름이
'스테픈 크리스마스'(Stephen Christmas)였기 때문입니다.
크리스마스 병의 증상은 다음과 같아요.
- 코피가 잘 나고,
- 멍이 잘 들고,
- 콜라색 소변을 본다거나
- 변 색이 까맣게 되거나
- 구토했을 때 까만색으로 나오거나
- 관절에 피가 고여서 붓거나 하는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어요.
오늘은 혈우병과 관련된 몇 가지 상식을 알아봅시다.
1. 유전질환?
- 대부분은 유전적으로 생기지만,
- 30% 정도에서는 가족력이 없이 생기기도 하고, 후천적으로 생기기도 해요.
2. 남자에게만?
- 드물지만 여성에서도 생길 수 있고,
- vWF 또는 제 7인자(factor VII)와 관련된 경우에는
여성이 더 많기도 하다고 해요.
3. 상처가 나면 출혈이 멈추지 않는다?
- 완전히 안 멈추는 것은 아니고,
다른 사람에 비해서 출혈 시간이 조금 긴 것 뿐이에요.
외상보다는 근육과 관절에서 출혈이 반복되는 것이 더 문제라고 해요.
4. 운동은 금지?
- 건강한 근육이 관절 보호에 도움이 되고 낙상을 예방할 수 있으므로
근육과 관절을 강화시키는 운동이 좋다고 합니다.
5. 완치 불가능?
- 응고인자 등을 이용해 치료하면 일상 생활에 지장이 없다고 해요.
드물다고 하긴 하는데,
사실은 저도 한 번도 본 적이 없네요.
하지만 만나게 되었을 때 우리가 이 질병에 대해 미리 알고 있으면
조금 더 그 사람을 잘 이해해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전염되거나 하는 병도 아니고,
일상 생활에 큰 제약도 없다고 하니까요.
희귀질환들에 대해 알아가면서 선입견을 지우는 것도 좋겠습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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