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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yle as Medicine/Patient Information

스트레스와 '질'건강, 질내세균

by 야너건 2021.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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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에는 보이지 않지만 균들이 살고 있습니다.

피부는 원래 중성이지만, 

이렇게 보이지 않는 균들이 피부에 필름처럼 얇은 산성 막을 만들어요. 

지구의 껍질인 맨틀 처럼 피부를 감싸고 있어서

산성 맨틀(acidic mantle)이라고 합니다.

 

물론 건강한 피부의 이야기이구요. 

사람마다 피부의 산성도는 모두 달라요.

 

피부의 산성 막이 중성이나 알칼리에서 사는 균들이 증식하지 못하게 방어막 역할을 하구요.

pH 4~5 정도에서 사는 균들이 운이 좋게 혈액까지 들어오더라도,

혈액은 pH가 7정도여서. 이 곳에서는 잘 견디지 못하게 됩니다.

 

송충이가 솔잎을 먹듯이.. 세균들은 환경에 민감하기 때문이에요.

 

이런 세균들의 몸이 곳곳에 있는데요.

여성의 질 속에도 균이 많이 살고 있어요.

 

알베르트 도더레인(Albert Doderlein)은 1892년에 

여성의 자궁경부 질액에서 사는 균들을 처음 기술했습니다. 

이 균은 나중에 락토바실러스 애시토필루스 컴플렉스로 알려지게 되었고,

락토바실러스는 건강한 질내 미생물로 간주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Lactobacillus cripatus, 

Lactobacillu gasseri, 

Lactobacillus iners, 

Lactobacillus jensenii 가 있음을 밝혀내고

 

몇몇 혐기성 세균(공기가 없는 곳에서 사는 세균)이 

질에서 같이 살고 있다는 것이 나중에 밝혀졌어요.

이런 혐기성 세균들은 세균성 질염을 일으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나

 

평소에 락토바실러스가 많이 있으면 젖산과 박테리오신이 많이 만들어져서 

혐기성 세균의 증식을 억제합니다.

(박테리오신은 미생물이 만드는 천연 항균물질입니다.)

 

이런 것들을 종합해 질의 미생물군을 5가지로 분류합니다. 

커뮤니티 스테이트 타입(CST, community state type)이라고 하는데요.

아무래도 산성일 수록 질에 사는 혐기균의 증식이 억제됩니다.

그리고 산성도는 우세한 균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나요.

 

 

흑인과 히스패닉에서는 CST IV의 혐기성 박테리아종을 더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L. gasseri는 관찰되지 않았다고 해요. 

 

L. jensenii는 주로 아시아인과 백인에서 관찰되었다고 합니다.

 

인종별로 주요 균과 질 pH에 차이도 있어요. **

 

그리고 pH가 높을 수록 질염 발생 비율도 높아지는 양상을 보입니다.

 

 

그 이유는,

질내에 락토바실러스가 감소하게 되면 젖산 생성이 감소되어 

질내 pH가 4.5 이상으로 높아지게 되고,

혐기성 세균이 만드는 단쇄지방산이 증가해 질 안의 생태계가 변하게 됩니다.

일종의 기후변화처럼요.

 

바뀐 환경에서는 발생하는 세균성 질염은

Neisseria gonorrhoeae, Chlamydia trachomatis, Trichomonas vaginalis 또는

헤르페스 바이러스나 인유두종 바이러스와 같은 바이러스 등으로 인한

성매개 감염 등의 위험을 증가시킵니다.

질 칸디다증이나 트리코모다스증(vaginal trichomoniasis)도 발생할 수 있어요.

 

또, 질에서 장에 사는 균들인

스트렙토코쿠스(GBS), Enterococcus faecalsi, 대장균(E. coli), S. aureus등도 

증가하게 됩니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질 상피세포에서 글리코겐 축적을 자극합니다.

질 상피가 떨어질 때 글리코겐이 나오게 되고,

이것이 아밀라제(amylase)에 의해 분해되어 말토스 등이 된다음

락토바실러스에 의해 다시 젖산으로 변하게 되는데요..

그래서 락토바실러스의 증식과 질내 pH 유지에는

에스트로겐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스트레스는...?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cortisol)과

노르아드레날린(noradrenaline) 분비가 증가해 염증 물질이 증가하고,

질내 글리코겐 축적을 억제해 락토바실러스가 우세한 환경이 무너지게 됩니다.

 

또한 여성호르몬의 감소에 의해서도 글리코겐의 축적이 감소하게 됩니다.

(스트레스로 인해 상승하는 코티솔과 에스트로겐은 같은 물질로 만들게 됩니다.

 그래서 코티솔을 많이 만들게 되면 에스트로겐이 감소하게 되는데요.

 밥을 지은 다음 계란 볶음밥과 김치볶음밥을 만들 때.

 계란 볶음밥을 많이 만들면 김치볶음밥을 조금 밖에 못 만드는 것과 비슷합니다.)

 

결국 이런 저런 이유로, 

질내 글리코겐이 감소하고, 락토바실러스 우세 환경이 무너지면서 

pH가 상승하고 다른 세균의 증식에 취약해져 질염에 더 잘 걸리게 됩니다. 

 

혈액은. pH가 더 높기 때문에, 생리중에는 질내 pH도 상승하는 경향이 있고, 

마찬가지로 환경변화에 의해 균들이 좀 바뀌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질 건강을 위해서는 '질 유산균'도 중요하지만.

 

스트레스!

스트레스 관리도 잊지 말아야겠네요.!

만병의 근원이 맞나봅니다. 

 

 

* Front Physiol 2015;6:164

** PNAS March 15,2011:108(supp. 1);4680-4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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